그랄 왕 아비멜렉 앞에서 사라를 누이라 소개하는 아브라함 — 두려움이 만든 또 한 번의 거짓말
아브라함이 그의 아내 사라를 자기 누이라 하였으므로 그랄 왕 아비멜렉이 사람을 보내어 사라를 데려갔더니 그 밤에 하나님이 아비멜렉에게 현몽하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데려간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네가 죽으리니 그는 남편이 있는 여자임이라 … 아브라함이 이르되 이곳에서는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으니 내 아내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나를 죽일까 생각하였음이요 — 창세기 20:2–3, 11
세 천사의 방문과 소돔을 위한 중보기도라는 영적 정점을 지난 직후, 아브라함은 놀랍게도 예전에 저질렀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남방으로 이주하여 그랄에 머물던 그는 아내 사라를 "내 누이"라 소개했고, 그랄 왕 아비멜렉은 그 말을 믿고 사라를 궁으로 데려갑니다. 이집트에서의 첫 번째 사건(창 12장) 이후 25년이 넘게 지난 시점입니다.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는 그가 25년의 동행 끝에도 같은 두려움의 자리로 다시 떨어진 것입니다. 성경은 거룩한 영웅의 흠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생생하게 드러내어 우리에게 인간의 연약함과 하나님의 신실하심의 대비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브라함의 실패가 아니라 하나님의 보호입니다. 하나님은 꿈 가운데 아비멜렉에게 직접 나타나 경고하셨고, "내가 너를 막아 내게 범죄하지 않게 하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창 20:6). 약속의 아내 사라를 보호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친히 개입하신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선지자"라 부르시며(창 20:7), 그의 기도를 통해 아비멜렉의 집이 회복되도록 하셨다는 점입니다. 실수한 아브라함, 그러나 여전히 하나님이 쓰시는 아브라함. 하나님의 언약은 사람의 실패로 취소되지 않습니다. 은혜는 우리의 일관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변치 않으심에 근거합니다.
꿈에서 깨어 두려워하는 아비멜렉 왕 — 밤 중에 찾아오신 하나님의 음성
오랜 신앙생활을 한 사람도 똑같은 죄의 자리로 다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실수는 우리를 낙심하게 하기보다 겸손하게 만듭니다. "나는 이제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가장 약해집니다. 당신이 하나님 앞에서 가장 취약한 그 부분 — 두려움, 거짓말, 습관의 죄 — 앞에서 항상 깨어 있으십시오. 영적 고지를 경험했다고 해서 다시는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매일 은혜에 기대어 걷는 삶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본문은 동시에 가장 깊은 위로를 줍니다. 실패한 아브라함을 하나님은 여전히 "선지자"라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우리의 실수보다 큽니다. 당신이 또다시 넘어졌다고 해서 하나님의 계획에서 지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하고 일어서면, 하나님은 다시 당신을 통해 일하십니다. 실수를 숨기려 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 내놓으십시오. 아비멜렉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아브라함처럼, 당신의 회복이 다른 사람을 살리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영적 정점에 섰던 아브라함도 똑같은 두려움으로 다시 넘어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셨고, 여전히 "선지자"라 부르셨습니다.
당신의 반복된 실수도 하나님의 은혜를 이길 수 없습니다 — 일어나 다시 걸으십시오.